자폐 한인 태권도 우승…"엄마, 내가 해냈어요"
지난달 열린 제10회 국제파라태권도 챔피언십(World Para Taekwondo Championships)에서 한인 자폐 청년 김지수(35)씨가 품새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9월 20~24일 닷새간 멕시코 베라크루즈에서 진행된 이번 선수권대회에 미 국가대표로 참가한 김지수씨는 품새 부문의 자폐 선수 경기(시니어II-A클래스)에서 노련한 실력의 크로아티아팀 선수를 이기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제파라태권도 챔피언십은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태권도 선수권 대회로, 4년에 한 번씩 개최한다. 이번 대회에는 60개국 이상에서 15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지수씨는 그간의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 타국에서 온 다른 쟁쟁한 자폐증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수씨의 어머니 김인숙씨는 “결승 경기에 올라온 크로아티아 선수가 워낙 실력도 좋고 체격도 좋아 지수도 긴장하며 경계했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집중한 덕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우승을 확인한 지수는 ‘엄마, 내가 해냈어’라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지적 장애 3급에 70이 안되는 IQ로 3세 때 자폐 판정을 받은 지수씨는 6살 때 태권도를 시작해 올해로 29년째 태권도를 연마하고 있다. 국기원 공인 4단의 유단자인 지수씨는 일반인들로 취득하기 어렵다는 국제사범 자격증과 심사위원 자격증을 지난해 취득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본지 1월 10일 A-4면〉 어머니 김씨는 “지수가 6살에 태권도를 시작했을 때 1년 이상을 울면서 다녔다”며 “하지만 인지가 될 때까지 시간을 지켜 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하게 데리고 다녔고 지금의 결과를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지수를 통해 자폐 자녀를 둔 많은 부모님이 희망을 얻는 거 같아서 기쁘다”며 “엄마가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는 포기하지 않는다. 꾸준함에는 힘이 있다. 항상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아이들도 해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 어머니 김씨는 현재 국제대회 및 패럴림픽 태권도 경기가 지체장애인에게만 제한돼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지적장애인들도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적장애를 가진 태권도 선수들도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태권도 자폐 태권도 선수들 장애인 태권도 한인 자폐